배가 수면 위를 날아다닌다는 시대에 살면서도 오로지 두 발로 산을 오르겠다며 지극히 원시적인 방법으로 육체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. 그 사람들은 눈이 많이 올수록 이죽이죽 웃습니다.
앞장선 딱 한사람, 그림을 그리듯 걸어가는 그 사람의 발자국이 길이 되고 그 길을 따라 정상을 바라보는 사람들
힘들게 길을 내었다 해도 한바탕 눈보라에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리는 그 산 비탈에 매번 다시 길을 내며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은 진정 산과 눈에 중독되어 버린 사람들입니다.
눈산행은 처음이라 두렵고 힘들었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워지는 기억은 추억으로 남아 인생을 아름답게 치장해 줄 것입니다. 그때 그런 적이 있었노라고...
그래서 난 눈 많은 겨울 울릉도가 정말 좋습니다.
“미쳤는갑다 배도 자주 안댕기고 움직꺼리기도 힘들고 죽껬구마는... 좋기는 뭐가 좋노 등뜨시고 배부른 집 냇뚜고 샛빠지게 산꼭두박에 끼 올라가는거 보이 정신이 쪼매 올찮쿠마는 이 삼동에...”
물론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말입니다. ^^
키높이에 달려있는 방향표시 팻말이 곧 사라질것 같았습니다
오늘도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
힘들게 힘들게 걸어가고 있습니다
정상부근에서 갑자기 날씨가 나빠지며 구름이 몰려올라왔습니다 이 겨울에 말입니다
곧 '인'자가 묻힐 것 같습니다
점심시간
아이고 힘들어라 좀 쉬어가자...
오늘도 이래저래 만난 사람이 21명이었습니다